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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수석부회장(제주대) 농민신문 보도

작성자
슈퍼유저
작성일
2015.10.2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5688
내용

[발언대-김용환]노벨상과 농업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



2015년 과학분야 노벨상이 발표된 후 언론은 21대 0이라는 스코어를 앞다퉈 보도했다. 일본이 과학분야에서 받은 노벨상이 스물한번째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무하다는 내용이다. 과연 우리에게는 노벨상이 그리도 멀리 있는 것일까?

 이번에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무라 사토시 일본 키타사토대 명예교수의 연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토시 교수는 늘 작은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며 여기저기서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고, 시즈오카현의 한 골프장 인근에서 가져온 토양에서 ‘아버멕틴’을 만드는 방선균을 발견했다. 아버멕틴의 한 이중결합을 수소로 환원시킨 이버멕틴은 아버멕틴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물질로,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사상충증(파리의 기생충을 통해 감염되는 열대 피부병)의 특효약으로 개발돼 해마다 수많은 생명을 구해 오고 있다. 

 이번 수상은 기생충 분야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아버멕틴은 농업분야에도 크게 기여했다. 아버멕틴 발효 시 유사구조의 혼합물 형태로 얻어지는 아바멕틴은 나방이나 응애용 살충제로 사용되고 있다.

 화학반응을 거친 유도체인 에마멕틴벤조에이트는 광범위 농업용 살충제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등록된 이후 당시에는 방제가 힘들었던 배추좀나방과 파밤나방 등 채소 해충을 동시에 방제해 농가 숙원을 해결했으며,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을 방제하는 산림해충 농약으로도 등록돼 나무주사를 통해 소나무를 재선충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사실 페니실린과 같이 미생물의 대사산물을 의약에 이용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농업분야도 많은 제품들이 유사한 방법으로 상업화돼 병해충 방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양조장 토양에서 유래한 스피노신 살충제, 버섯에서 유래한 스트로빌루린 살균제, 병솔나무에서 유래한 메소트리온 제초제 등 많은 제품이 미생물의 대사산물이거나 식물이 자기 방어를 위해 만드는 타종가해물질에서 만들어졌다. 위와 같은 바이오 컨트롤 제품은 합성농약의 단점을 잘 보완해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토양길항미생물은 농약이나 의약분야의 무한한 보고이지만 하루아침에 결과가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산발적으로 진행돼 온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미생물 확인, 대사물질의 생리활성 평가, 구조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 산업화 연구 등 많은 인접 학문과의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번갯불로는 콩을 구워먹을 수 없다. 토양길항미생물 연구가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신농약 연구와 같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조경제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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